무엇이 먼저입니까? (사무엘상 13장 5~14절)
출중한 인물 사울왕
이스라엘의 긴 사사시대를 마감하고 왕을 세워달라고 요구하는 백성들의 뜻을 따라 하나님은 사무엘 선지자를 통해 사울을 왕으로 택하시고 기름 부어 세우셨습니다. 사울은 모든 면에서 출중한 사람이었습니다. 당대 이스라엘에 사울만한 사람이 없었지요. 사무엘상 9장에 기록과 같이 아버지의 심부름을 하는 사울의 모습을 보면 순종하는 태도와 부모에게 효심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울이 사무엘을 처음 만날 때 선지자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영적 지도자를 얼마나 존중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사울은 집안으로도, 인물로도, 상당히 출중한 사람이었습니다. 11장에서 사울이 왕이 되자마자 암몬과 싸울 때의 모습을 보면 굉장히 용맹하고 용감한 사람이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무엘상 12장까지 사울이 왕이 되는 과정이 지나고, 13장 이후를 읽다 보면 사울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사울이 하나님을 향한 기본적인 믿음의 자세는 있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온전한 믿음은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사울이 불순종하다
그래서 오늘 본문의 사건이 터집니다. 사울이 왕이 된 지 2년쯤 되던 해 블레셋이라는 나라가 쳐들어와서 전면적인 전쟁의 상황에 빠집니다. 전통적으로 전쟁을 위해 출정할 때는 하나님께 묻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제사를 드렸습니다. 사울왕 역시 전면전을 앞두고 출정 예배를 드리기 위하여 사무엘 선지자를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무엘 선지자가 일주일을 기다려도 오지 않습니다. 막강한 철기로 무장한 블레셋 군대와의 긴 대치 국면에서 적들의 기세에 눌린 이스라엘 군대가 두려워 도망가기 시작했습니다. 사울은 이러한 위급함에 서둘러 전쟁에 나가려고 기다리라는 사무엘 선지자의 명을 어기고 자기가 직접 제사를 집례합니다. 인간적으로는 이해되기도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 일을 계기로 사울이 왕이 된 지 2년 만에 사무엘 선지자의 입을 통하여 이제 내가 ‘네 나라와 네 왕권을 보장 못 한다’라고 선언하십니다. 사울왕의 불순종을 망령된 행동이라고 책망하십니다. 이 사건은 하나님의 마음에 매우 못마땅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선언하십니다. “왕의 나라가 길지 못하리라.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지 않는 왕은 폐하시고 하나님이 마음에 맞는 사람을 구하여 왕으로 세우시겠다”(14절) 교만해져서 불순종하여 하나님 마음에 들지 않기에 사울을 버리시고 하나님은 마음에 맞는 다른 사람을 찾으시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마음에 맞는 사람이 되라
사울의 행동을 보고,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해보면 우리는 한 가지 교훈과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출중한 사람이 되려 하지 말고, 하나님 마음에 맞는 사람이 되라.” 반대로 말해보자면 하나님 마음에 맞는 사람이 되면, 너는 출중한 사람이 된다는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 하신 말씀과 같은 말씀입니다. 모든 면에서 잘해야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칭찬받아야지, 인기를 얻어야지. 이런 관심을 갖기 전에 내가 어떻게 하면 하나님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될까 어떻게 하면 하나님이 좋아하는 사람이 될까.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드는 것이 우리의 노력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일은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니, 하나님의 성령을 사모하고 하나님의 성령 안에 거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말씀하십니다. “주 앞에서 낮추라 그리하면 주께서 너희를 높이시리라(약 4:10)” 이것이 신앙의 전부, 신앙의 정수입니다. 구원받은 우리가 이 세상을 믿음으로 살아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신앙의 목표는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행하는 예배도, 기도도, 찬양도, 봉사도, 구제도, 전도도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니까, 그리고 더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가 되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는 겸손한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가 아니라 겸손한 자를 찾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낮추는 사람이 겸손한 자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면에서 탁월하고 출중한 자를 찾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 출중한 자, 능력이 있는 자, 탁월한 자를 찾으셔야 한다 생각하지만 하나님은 그렇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세상 보기에 무녀리 같은 사람, 말라빠진 막대기 같은 사람을 찾으십니다. 하나님 앞에 낮출 수밖에 없는 사람 말입니다. 하나님이 겸손한 자를 찾으시는 이유는 낮은 자를 높이셔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하심입니다. 겸손한 자를 붙드셔서 쓰시는 이유는 우리의 영광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 자신의 영광을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자신의 영광을 위하여 우리를 도구로 사용하시면 우리에게 떡고물이 묻습니다. 우리도 영화로워져 영광스러운 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자기의 영광을 나타내면 홀로 영광 받으시고 끝내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우리도 함께 영광 받도록 하십니다. 사울은 하나님께 붙들려 쓰임 받지 못했습니다. 사울에게는 이미 교만의 싹이 텄습니다. 나중에는 교만이 극에 달하지요. 사울은 이미 자신이 높아져 하나님께 붙들릴 사람이 아닙니다. 만약 사울이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였다면 예수님은 다윗의 자손이 아니라 사울의 자손이라 불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울은 그럴만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 다윗을 택하시고 붙드시고 높이셔서 ‘다윗의 자손 예수’가 된 것이지요.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무엇이 먼저입니까? 내가 훌륭해 보이는 사람 되는 것이 먼저입니까? 그래서 멋지고 내세울 만한 일들을 먼저 찾는 것이 옳은 것입니까? 아니면 사람 보기에는 좀 바보 같아도 하나님 마음에 맞는 사람 되는 것이 먼저입니까? 우리는 겸손히 믿음으로 하나님의 합한 자가 되고자 생각하고 결정하고 도우심을 구하며 기도하지 않으면, 100% 내가 출중한 사람이 되려는 곳으로 갑니다. 내가 박수받고, 인정받아야 사는 교만한 마음이지요. 하나님은 교만한 사람을 데리고 일하지 않으십니다. 쓰지 못하십니다. 하나님 앞에 쓸모없는 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늘 낮추고, 하나님 마음에 들려 하는 사람,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 눈치 먼저 보지 않고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 눈치를 보는 사람. 하나님이 찾으시는 사람, 그 사람이 내가 되길 바라고, 그 사람이 내가 되게 하옵소서 기도합시다.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 되기 원하고 바랄 때 하나님이 나를 높이셔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시고 함께 영광을 누리는 은혜를 반드시 주실 줄 믿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