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두 가지 축

 

감사의 두 가지 축 시편 50:22-23

 

오늘 추수감사절을 한 주 앞에 두고 과연 이 가을의 주제인 감사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말씀의 바탕 위에 서서 철학적인 답을 구하며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는 자주자주 내가 내 인생의 창조자라고 여기면서 마음대로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가진 것,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가 받은 것(왜냐면 내가 태어날 때 가지고 있던 것은 하나도 없었으니까)을 당연시하며 삽니다. 온갖 좋은 일이 다 내가 잘해서 일어났다는 착각에 곧잘 빠지곤 합니다. 여러분, 지금 나는 어떻습니까? 이 감사의 절기에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신앙적 반성과 철학적 통찰의 은혜가 오늘 말씀을 통해 있기를 바랍니다.

 

* 감사의 두 가지 축

 

1. 나에게 유익을 준 좋은 것이 세상에는 존재한다는 인식- (appreciation)

 

우리가 감사할 때 과연 내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입니까? 나에게 유익한 것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받아들임, 즉 인정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내 삶이 완벽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감사라는 미명 아래 불만족스러운 일과 삶의 부조리, 고통을 못 본 척 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삶을 더 큰 시야에서 바라볼 때 그 속에 내게 유익하고 좋은 것이 있음을 발견하고 인정하는 것이 감사의 큰 축이라는 것입니다. 감사로 내가 가진 것의 가치를 표현할 때 우리가 얻는 유익은 배가됩니다. 그만큼 덜 당연시 하고 덜 자만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감사함을 통해 인생을 바라보면 내게 있는 좋은 것에 익숙해지지 않고, 싫증 내지 않으며 날마다 새롭게 축하하고 기뻐할 수 있습니다. (: 우리 집 주심)

 

2. 그 좋은 것을 내게 주기 위해 공모한 분이 있다는 인식- (gratitude)

 

여러분, 지금 여러분이 가진 좋은 것이 어디로부터 왔습니까? 처음부터 내 것이었나요? 단 한 가지도 빠짐없이 모두 다 외부로부터, 타인으로부터 왔습니다. 즉 우리가 자긍심을 가질 만한 무언가가 우리의 행위에 비롯되지 않았다는 인식이 감사의 두 번째 축입니다. 이때 우리는 타인을 향하여 겸허히 의존하는 감정을 가질 수 있게 되며 동시에 내가 좋은 것을 성취하는 과정에서 타인(더 높은 존재 - , 하나님)으로부터 온갖 좋은 선물을 받았음을 수긍하는 행위가 감사 속에 들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감사하는 사람은 누군가가 날 보살피고 있음을 의식합니다. 인간이 타인의 보살핌으로 생존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입니다. 이처럼 내가 아닌 타인들의 촘촘한 그물망 속에서 나라는 존재가 여기 살아 있다는 것을 수긍하며, 타인들이 나의 삶에 기여한 바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자아상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자기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 속에서 살아 있음에 대한 감사가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감사라는 말이 ‘gratitude’인데, 이 말은 grati(기쁘게 하다) + tude(상태)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인식이야말로 나와 세상을 바꿀 열쇠가 아닐까요?

 

사회학자 조시 시멜이란 사람은 인류는 오랫동안 이런 감사라는 인지 작용과 생활 태도 속에서 구성원 간의 집단적인 유대를 강화시켜 왔다. 그러므로 감사는 인류의 도덕적 기억력이다라고 했습니다. 대립과 갈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인간과 인간의 삶의 자리, 즉 사회라는 공동체 속에서 인간만이 인식하고 발전시켜 온 감사야 말로 상호 유대를 강화하여 개인과 집단이 생존하는 매커니즘으로 이어져 왔다면, 우리는 이제 영적 감사를 통해 영적 믿음을 가진 개인과 공동체가 어떻게 수많은 핍박과 불신의 도전 속에서 살아남아 여기에 이르렀나를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 영적 감사와 연합

오늘 본문의 말씀 속에서 하나님은 이렇게 선포하십니다.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한다.” 인간에게만 있는 이 감사라는 인식과 태도가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조건인 상호유대를 강화시키는 매커니즘으로 진화해 왔다면, 한 차원 더 깊이 우리의 내면, 영의 세계로 들어가서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과연 어떤 생각과 태도를 통해 나와는 다른 거룩한 하나님과 유대 관계를 강화시켜서 연합할 수 있을까요? 바로 감사입니다. 영적 감사는 그 감사의 대상인 하나님과 유대를 강화하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우리가 진정 감사할 때 우리는 하나님 아버지와 친밀해집니다. 더 깊은 유대감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앞서 말한 감사의 철학적 두 축을 생각해 보세요. 나에게 좋은 것, 유익을 주시는 바로 그분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합니다. 하나님은 내게 선하신 분,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라는 인식 속에서 그분을 인정(받아들임)하면 그분이 좋은 것을 주시기 위해 내 삶의 모든 부분, 모든 순간에 나와 공모하셨다는 사실, 즉 도우시고 동행하시는 하나님을 알게 됩니다. 그분의 도우심과 공모를 통해 지금 내가 이 모든 것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기쁨의 상태 즉 ‘gratitude’ 감사의 자리로 나갈 수 있습니다.

성도 여러분, 바로 이 예배의 자리가 감사의 자리입니다. 감사 없이는 예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참된 감사는 우리를 깊은 예배의 자리로 이끌어 갑니다. 예배의 자리에 서야만 우리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만나야 그분의 영광을 볼 수 있습니다. 그분의 영광을 보면 기쁨으로 충만해집니다. 충만한 기쁨과 벅찬 감격 속에서 우리는 감사의 근거가 되시는 하나님과 연합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무엇이라고 증언합니까?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한다.” 그렇습니다. 감사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합니다. “그의 행위를 옳게 하는 자에게 내가 하나님의 구원을 보이리라.” 감사가 기반이 되는 예배를 하나님은 옳은 행위로 보십니다. 감사하는 자에게 내가 구원을 보이리라. 내가 너를 건지리라. 내가 너를 살리리라. 내가 너를 도우리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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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23-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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