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로 확정된 마음

감사로 확정된 마음 시 57:1-11

 

주님의 이름으로 성도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지난 한 주간 금식하며 나라를 위해, 교회와 가정을 위해, 눈물로 기도한 여러분의 간구가 헛되이 사라지지 않고 하늘 아버지의 귀에 상달된 줄 믿습니다. 수고하셨고 또 감사합니다. 다음 주일은 어느덧 올해의 상반기가 지나가고 7월의 첫 주일, 맥추감사절입니다. 한국교회에서 맥추감사절은 더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우리가 맥추감사절을 지키기 시작한 때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성경의 칠칠절(오순절), 즉 보리와 밀을 처음으로 추수하고 지켰던 절기를 생각하며(민수기 28장 참고) 우리나라의 보리 수확을 기념하는 절기로 정착되어 오늘날까지 계속 지켜오고 있는 귀한 감사의 절기입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은 물론 해방 후 1960년대까지만 해도 봄철을 지내면서 보리가 익는 동안, 지난해 농사지은 곡식을 다 먹고 보릿고개를 넘느라 백성들의 허기진 허리는 휘어질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그 어려운 시기를 겨우겨우 넘기고 보리농사를 지어 첫 수확을 하게 하신 하나님 은혜에 감사했던, 한국교회에 있어서 맥추절은 정말 큰 은혜의 절기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굶어 죽을 지경에서 또 살리시는 은혜를 주신 하나님을 생각하면 감사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지난 백 년 넘는 세월 동안 복음을 받아들이고 하나님을 섬기면서 일제 강점기를 이겨냈습니다. 그리고 한국전쟁의 폐허와 그 지독한 가난 속에서도 맥추절을 지키라는 말씀을 따라 정말 사력을 다해 이 절기를 지켜왔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감사를 잊지 않는 우리 민족에게 하나님 아버지는 상상할 수 없었던 복을 주시어 오늘에 이 나라와 백성들이 이른 것입니다.

또 하나 오늘날 맥추감사절의 영적 의미는 이것입니다. 일 년의 절반을 지내고 또 남은 절반의 시간을 시작하는 7월의 첫 주일에 맥추감사절을 지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어렵고 고된 광야 생활을 벗고 가나안 땅에 정착한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뻔히 그 어려움과 가난을 아시면서도 첫 열매를 바치라고 하셨습니다. 그 땅에서 수확한 첫 열매를 바친 절기가 맥추감사절입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아버지가 원하시는 것은 단 한 가지입니다. 감사의 마음과 태도를 보기 원하신 것입니다. 그것을 잊지 않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러면 다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께 맡길 줄 아는 신앙 자세, 철저하게 생사까지도 아버지께 맡기며 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면 신실하신 하나님이 우리의 먹고 사는 것은 물론 삶과 죽음까지도 책임져 주시겠다는 약속이 맥추감사절과 추수감사절에 담겨 있습니다. 지난 반년을 인도해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나의 생각과 시간과 삶의 모든 것을 아버지께 또다시 결단하며 맡겨드립니다. 나의 삶을 인도하시고 열매 맺게 하옵소서 기도하는 감사의 절기가 되기 바랍니다.

 

나의 삶을 실질적으로 책임져 주시고,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좋은 것을 주시기 위해 나를 인도하시는 하나님 아버지를 실로 만나 알게 되면 나의 기도가 옛날 같을 수 없습니다. 봉사가 그러하고, 하나님이 진짜 나를 사랑하시고 내 삶에 좋은 것을 주시는 아버지라는 것을 인격적으로 알게 되면 감사가 옛날 같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만나는 다윗이 그렇습니다. 좋을 때도, 그리고 참 말할 수 없이 괴롭고 힘들 때에도 하나님을 만난 사람은 이러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윗이 왕이 되기 전, 백성들이 다윗을 따르고 왕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그때부터 그렇게도 다윗을 자식처럼 아꼈던 사울왕이 열등감과 질투심에 눈이 멀어 다윗을 죽이려고 이를 갈며 쫓아다닙니다. 다윗은 할 수 없이 도망쳐야만 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것도 10년이 넘는 세월을 그렇게 합니다. 도망가다가 토굴 속에 숨어 들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갈 곳도 없습니다. 가족이나 친척에게 가면 사울왕이 그들을 잡아 죽입니다. 친구 만나면 그 친구를 죽입니다. 제사장 만나면 제사장을 죽입니다. 다윗과 만났다고 알려지기만 하면 거의 미쳐버린 사울왕이 그냥 두지 않습니다. 이제 어디로 가겠습니까? 쫓기는 들짐승처럼 도망치다 지치고 지쳐 동굴 속에 쓰러진 다윗. 그가 바로 그때에 쓴 시편이 57편입니다. 하나님이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은혜를 베푸소서 내 영혼이 주께 피하되 주의 날개 그늘 아래서 이 재앙들이 지나기까지 피하리이다”(1) 재앙은 피말리는 죽음의 재앙입니다. 피할 곳이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처분과 은혜를 바라는 일 밖에는 다윗에게 남은 것이 없습니다. 살려달라는 눈물의 호소입니다. 내가 지존하신 하나님께 부르짖음이여...”(2) 여러분은 이런 적이 없었나요? “내 영혼이 억울하도다”(6) 이런 일은 없었나요?

그렇게 밤새 토굴 속에서 숨어서 울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새벽이 돼서 다윗의 마음이 뛰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이 이런 나를 버리지 않으시고 날 살리시기 위해 함께 하신다는 마음이 든 것입니다. 이렇게 절망과 지루한 기도 끝에서 우리는 응답하시는 살아계신 그분을 만나는 것입니다. 다윗은 양을 칠 때도 늘 혼자였습니다. 밤이슬과 이리, 늑대의 공격에 그 두려움에 어릴 때부터 익숙한 사람이었습니다. 지금 광야 굴속에 혼자지만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신 것이 믿어진 것입니다. 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7) 무엇이 확정되었다는 것입니까? ‘Steadfast’ 확고부동한 마음 위에 섰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반드시 나를 도우시리라. 내 앞에 축복의 문을 여시고 인도하시리라. 상황과 관계없이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신앙은 결단이고 의지함입니다. 그리고 다윗은 이어서 노래합니다. 내 영혼아 깰지어다. 비파야 수금아 깰지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8) 두렵고 우울하고 절망스러웠던 마음에 찬송의 은혜가 임하기 시작합니다. 두려움과 슬픔은 물러갑니다. 억울하던 상처도 사라집니다. 그리고 끝내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여 내가 만민 중에 주께 감사하오며...”(9) 그렇습니다. 여러분, 감사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감사하기로 마음을 먹었더니 영안이 열렸습니다. 영광의 하나님을 뵈었습니다. 그리고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도망자 신세, 토굴 속에 숨어서 감사가 열린 것입니다. 감사로 그는 그 절망의 토굴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그랬더니 무릇 주의 인자는 커서 하늘에 미치고 주의 진리는 궁창에 이르나이다”(10) 나를 통하여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온 세상 천지에 드러내시리라는 확신과 환희에 찬 노래인 것입니다. 이것은 기적입니다. 그 처지에서 감사할 수 있는 기적을 체험하는 순간입니다. 그는 감사의 능력으로 일어납니다. 그리고 기적의 주인공이 됩니다. 감사하며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기로 확정하는 순간 다윗의 눈에는 사울왕의 칼날이 보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앞으로 이루실 축복과 영광이 보인 것입니다. 감사로 확정된 마음이 보는 것은 바로 은혜와 축복의 하나님입니다. 지난 반년을 인도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남은 절반도, 더 나아가 남은 나의 삶도 소망으로 바라보는 귀한 은혜를 기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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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2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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